스토어에 앱을 올리며 배운 몇 가지
들어가며
지난 두 달 동안 Play Store에 앱을 배포하고, Google Ads로 광고를 집행하며, 데이터를 분석해 기능을 바꿔보는 과정을 겪었습니다. 이틀 전에는 애플 개발자 계정 멤버십을 결제해 App Store 출시도 준비하고 있어요.
처음엔 “광고라도 붙여서 용돈벌이를 해볼까?”” 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돈 쓰는 취미가 되어버렸습니다. XD 그럼에도 기능을 개선하고, 아이디어를 제품에 투영하는 과정은 여전히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이 여정에서 예상치 못한 발견을 했습니다.
케플러팝 출시: 1분기 하고도 25일, 그리고 현실
Play Store - 케플러 팝
“1분기 안에 출시하자!”던 목표가 결국 1분기 + 25일 만에 달성되었습니다. 아쉬움도 많았지만, 마침내 세상에 내 게임을 선보였다는 설렘이 더 컸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광고를 태워도 사용자를 모으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데이터가 말해준 현실
Google Ads 5일간의 기록
Google Ads - 캠페인 분석
인앱 결제나 광고 수익 구조가 완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비용만 늘어갔습니다. 결국 5일 만에 캠페인을 중단했어요.
클릭률: 3.38% (기적의 확률)
실제 게임 플레이: 설치자 중 10% 미만
광고는 분명히 관심을 끌었지만, 정작 게임을 시작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온보딩의 중요성
새벽 3시, Google Ads와 Google Analytics를 들여다보는 순간
광고 배너 표시, 클릭에 이어 설치는 되는데 왜 아무도 게임을 시작하지 않는 걸까요?? 유저 플로우를 따라가며 발견한 90%의 사용자 이탈 지점은 로그인에서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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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실행 → 로딩 화면 → 로그인 요구 → **[이탈 90%]** → 게임 시작
90%의 사용자가 로그인 화면에서 이탈하고 있었습니다.
게임을 재밌게 만들 고민을 하기 전에, 아예 시작조차 못 하고 있었던 거죠.
게스트 로그인, 3일간의 스프린트
- 변경 전: 실행 → Google 로그인 → 게임 진입
- 변경 후: 실행 → 게스트 로그인 → 게임 진입
“일단 해보게 만들자. 재미있으면 계정을 만들 것이다.”
백엔드에선 게스트 토큰을 발행해 사용자를 분류했고,
프론트에선 deviceId 기반 토큰 검증 로직을 따로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게임을 플레이하는 비율이 10% 미만 → 30% 이상으로 올랐습니다.
나는 언제 가장 몰입했는가
게임 로직을 짤 때? UI/UX를 다듬을 때? 물론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저를 가장 몰입하게 만든 건 따로 있었습니다.
- 사용자가 어느 지점에서 이탈하는지 파악할 때
- 광고 소재별 클릭률 차이를 발견했을 때
- 리텐션이 9% → 31%로 개선되는 걸 확인할 때
즉, 내 제품을 실제로 누군가가 쓰게 만드는 과정이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다시, 단순함으로
처음에는 “이런 기능도 있으면 좋겠다”, “랭킹 시스템도 필요하지 않을까?” 하며 자꾸만 기능을 붙였습니다.
하지만 유저는 그런 걸 보기 전에 이미 앱을 지워버렸습니다.
그래서 기능을 줄이고 줄이다 보니, 결국 남는 건 게임 그 자체였습니다.
화려한 시스템보다 중요한 건 “들어와서 바로 즐길 수 있는 경험” 이었죠.
제품이 잘 되기 위해선 “나만의 특별함”을 강조하고 싶지만, 사실은 누구나 직관적으로 쓸 수 있는 단순한 흐름이 먼저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스토어 차트를 점유하는 단순한 게임
Play Store 랭킹 (게임)
실제 스토어에는 단순하지만 중독성을 일으키는 게임이 굉장이 많았어요. 출퇴근 혹은 쉬는시간에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형태였습니다.
스스로 부차적인 것에 집중하여 너무 복잡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랭킹 시스템도, 리더보드도 있으면 좋지 않을까?” 이런 기능을 붙였지만, 사용자는 보기도 전에 앱을 지워버렸습니다.
그래서 결국 남긴 건 게임 그 자체였습니다. 화려한 기능보다 중요한 건 “들어와서 바로 즐길 수 있는 경험”이었죠.
최근에는 로그인, 리더보드 같은 부차적 요소를 모두 걷어내고
단순한 게임 보드 + 변경된 에셋 + 짧은 목표를 보여주는 프로그레스바
이 세 가지만 남겼습니다.
인게임 화면
내가 깨달은 본질에 대하여
이번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단순히 코드를 짜는 개발자라기보다, 사람들이 실제로 반응하는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 더 큰 흥미를 느낀다는 걸요.
- 기능을 잘 만드는 것보다, 사람들이 왜 쓰고 안 쓰는지 이해하는 것
- “어떻게 하면 더 오래 남을까?”를 고민하는 것
- 작은 가설을 세우고 데이터를 통해 검증하는 것
이 과정들이 저를 가장 몰입하게 만듭니다.
앞으로 더 많은 실험과 실패를 겪더라도, 내가 만든 무언가가 누군가의 일상에 스며드는 순간을 계속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마치며
케플러팝을 만들고, 스토어에 올리고, 광고를 집행한 지난 두 달은 “내가 무엇을 가장 재밌어하는가”를 찾는 과정이었습니다.
돈은 잃었지만, 방향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그건 앞으로 만들어갈 모든 제품에 있어 가장 큰 자산이 될 겁니다.
다음은 게임이 아니라, 서비스를 만들어보려 합니다. 일상과 맞닿아 있으면서, AI 기술력으로 B급 감성의 바이럴이 가능한 서비스.
재밌는 게 생기면 또 남기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