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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IDL ASIA 2025 후기: AI와 영지식 증명

들어가며

회사의 지원으로 BUIDL ASIA 2025 행사에 참여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이틀 동안 잠실 시그니엘 서울에서 개최된 다양한 세션을 통해 블록체인 생태계의 최신 동향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 행사에서는 AI와 영지식 증명(Zero-Knowledge Proof, ZKP)의 융합이 주요 테마로 다루어졌으며,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이 분야의 혁신적인 접근법을 발표했습니다. 또한 현재 블록체인 시장에서 중요한 쟁점인 이더리움의 롤업 전략에 관한 “이더리움은 다시 승리할 수 있을까?”라는 주제의 전문가 패널 토론도 주목할 만했습니다.

특히 Wallet Connect와 Squid의 발표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 회사의 블록체인 지갑 제품이 이미 Wallet Connect를 활용하고 있고, Squid의 크로스체인 솔루션이 우리 서비스의 자산 교환 기능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AI, 영지식 증명, 이더리움 롤업이라는 세 가지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주요 세션의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했습니다.

AI 키워드

NEAR Protocol: AI 에이전트의 본격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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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ic: Why NEAR Is the (Best) Blockchain for AI

NEAR는 블록체인의 기술적 패러다임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는 통찰을 제시했습니다. 이 변화는 다음과 같은 단계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패러다임 전환:

  • 구글 검색 → LLM 기반 답변 → AI 에이전트 행동(Action)
  • 현재 웹 생태계(브라우저, 결제 프로세서, 검색 엔진) → 새로운 생태계(AI 어시스턴트, NEAR, AI 에이전트 기반 스마트 컨트랙트)

NEAR는 오픈소스 AI가 지속 가능성이 부족하다고 평가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Multi-purpose Protocol(MCP)을 통한 사용자 경험(UX) 혁신을 제안했습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NEAR의 안정성으로, 4.5년 동안 다운타임이 전혀 없었으며, 리샤딩을 통해 30% 용량을 확장했다는 점입니다. 향후 솔라나 대비 10배 빠른 600ms의 정보 처리 속도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NEAR Intent 기술은 사용자의 목적을 AI에게 설명하면 자동으로 실행해주는 형태(예: 스왑)로, 목적 달성 여부에 따라 토큰을 지불하는 방식을 구현합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사용자 질의의 가치에 비례한 비용 지불 체계로,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AI 상호작용 환경을 조성한다는 접근법입니다.

Chain Signatures & OminiBridge 기술을 통해 MPC의 힘으로 다른 체인에 서명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구축했으며, 이는 2배 빠른 속도와 300배 향상된 성능을 제공합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목표는 사용자가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체인 간 장벽을 제거하는 것으로, 완전히 추상화된 환경에서 사용자가 어떤 체인의 자산인지 신경 쓰지 않아도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NEAR는 다음과 같은 혁신적인 AI 통합 서비스도 소개했습니다:

  • Proof of Response: 탈중앙화된 머신러닝으로 AI 훈련 과정의 투명성과 사용자 소유권 강화
  • AITP: AI 에이전트를 통한 자산 구매 및 브라우저 검색, 예약 대행 서비스
  • House of Stake: AI가 거버넌스를 생성하고 조율하는 생태계
  • AI Governance Co-pilot: 거버넌스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AI 시스템

앞으로도 AI를 활용한 여러 기술들을 통해 블록체인의 미래를 이끌겠다는 비전을 표명했습니다.

Worldcoin: 인간성 증명과 생태계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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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ic: Humanness in the age of AI

Worldcoin은 AI 시대에 인간과 봇을 구분하기 어려워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혁신적인 솔루션을 제시했습니다. 구글과의 협업을 통해 진행 중인 이 프로젝트는 “10억 명이 연결되는 네트워크는 아직 없다”는 인식 하에, 기업이 사람과 봇을 명확히 구분하여 계정을 생성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고자 합니다.

핵심 가치:

  • Human-Centric: 인간 중심의 접근 방식
  • Privacy-Preserving: 개인정보 보호 중심
  • Self-Custodial: 자기 관리형 시스템

주요 기술 및 서비스:

  • The Orb: 홍채 인식 기반의 고유한 인간 인증 장치로, 안면 인식보다 높은 보안성을 제공합니다. Worldcoin은 대부분의 인식 기술이 완전히 정확하지 않다는 문제의식 하에, 20초 만에 유니크한 개인을 증명할 수 있는 이 하드웨어를 개발했습니다. 블랙박스 형태로 설계되었으며, 오픈소스로 감사가 가능한 구조입니다.

  • World App: 최대한 단순하게 구성된 Power User를 위한 앱으로, 생체인식과 패스포트 기반의 사용자 인증 시스템을 제공합니다. 인증 방식에서 주목할 점은 여러 개가 존재할 수 있는 패스포트 대신 고유 ID를 할당하는 방식을 채택했다는 것입니다.

  • World AI Credential & Mini Apps: 실제 사용자만 접근 가능한 앱 생태계로, 봇이 활동하는 놀이터가 되지 않도록 설계되었습니다. 현재 174개 앱이 통합되어 있으며, 지난 7일간 2,600만 앱이 오픈되었고, 총 7억 개의 앱 사용량을 기록했습니다.

  • AMPC(Advanced Multi-Party Computation): 노드를 국가별로 분산하여 보안과 효율성을 높인 기술 구조입니다.

생태계 현황: Worldcoin은 이러한 수치가 “가짜가 아닌 실제 데이터”임을 강조하며 다음과 같은 인상적인 일일 통계를 발표했습니다:

  • 1,200만 명의 유니크 사용자
  • 2,500만 World ID
  • 3억 2,500만 트랜잭션

특히 RAZER와의 협업을 통해 휴먼 인증 제품에 World ID를 통합하여 진짜 유저를 식별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러한 접근은 단순한 에어드롭을 넘어서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디지털 아이덴티티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특히 AI 생성 콘텐츠가 증가하는 환경에서 진위를 구별할 수 있는 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영지식 증명 키워드

Aztec: 프라이빗 스마트 컨트랙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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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ic: Breaking the bubble: how to build for the real world with Aztec

Aztec은 블록체인의 핵심적인 프라이버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체계적인 접근법을 제시했습니다. KYC와 같은 개인 정보가 온체인에 직접 기록되는 기존 방식의 한계를 지적하며, 영지식 증명(ZK)을 활용해 최소한의 정보만으로 신원을 검증하는 프라이빗 스마트 컨트랙트 모델을 제안했습니다.

  • Noir: 영지식 증명 기술을 접근성 있게 구현할 수 있는 스마트 컨트랙트 언어
  • Aztec Network: Noir 기반의 프라이버시 중심 Layer 2 블록체인
  • 최적화된 암호화 기술: 모바일 장치에서도 효율적인 프루프 생성이 가능한 아키텍처

실명 기반 DeFi, 규제 자산 거래, 프라이빗 거버넌스, 유럽 은행 API 연계 온보딩 등 실질적인 응용 사례를 통해 Aztec은 Web2와 Web3를 연결하고, 부동산, 주식 등 실물 자산의 온체인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비전을 보여주었습니다.

지갑과 크로스체인 솔루션

Wallet Connect: 지갑의 미래와 Web3 사용자 경험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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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ic: Are Wallets Even Necessary?

Wallet Connect 창립자 Pedro Gomes와의 인터뷰는 WCET 토큰 공식 출시 직후에 진행되어 더욱 주목받았습니다. Pedro는 “지갑이 과연 필요한가?”라는 도전적인 질문으로 시작하여, Web3 사용자 경험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Wallet Connect는 현재:

  • 15개 노드 운영자가 관리하는 탈중앙화 네트워크 구축
  • 약 4,000만 명의 사용자 확보
  • 600개 이상의 지갑 앱과 연동

Pedro는 “지갑”의 개념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공유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갑을 단순히 온체인 주소로 혼동합니다. 그러나 지갑은 온체인 계정을 제어하는 인터페이스입니다. 앱이 ‘100만 개의 지갑’을 보유했다고 할 때, 실제로는 100만 개의 주소일 뿐, 사용자는 10만 명일 수도 있습니다.”

Wallet Connect가 집중하는 계정 추상화(Account Abstraction)와 스마트 세션(Smart Sessions)은 다음과 같은 핵심 문제를 해결합니다:

  • 가스비 지불의 복잡성
  • 반복되는 서명 프로세스
  • 단일 키 의존성의 보안 취약점

특히 스마트 세션은 사용자가 앱에 제한된 권한을 위임할 수 있게 하여, 사전 정의된 조건 내에서 트랜잭션을 자동으로 처리하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장기적으로 Wallet Connect는 “Web3의 VISA”를 지향하며, 사용자 지갑과, 앱의 스마트 컨트랙트 사이의 효율적인 미들웨어 역할을 수행하고자 합니다. WCET 토큰은 VISA 모델과 유사한 인센티브 구조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 앱(판매자)이 네트워크 이용 시 수수료 지불
  • 수수료 일부가 지갑(은행)에 분배
  • 사용자는 최종적으로 리워드 형태로 보상 수령

Squid: 크로스체인 유동성 혁신과 Silky Op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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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ic: Decentralising Intent Markets with Sealed-Bid Auctions

Squid 프로토콜은 다양한 블록체인 네트워크 간의 자산 이동과 교환을 단일 트랜잭션으로 처리하는 효율적인 솔루션을 선보였습니다. 공동 창업자 Vic는 특히 ‘Silky Options’라는 혁신적인 메커니즘을 중심으로 발표를 진행했습니다.

Vic는 현재 DeFi 환경이 ‘Intents’ 기반 모델로 전환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Intents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Cow Swap과 Uniswap X가 단일 체인 스왑 시장을 지배하는 것처럼, 이 방식은 시장 조성자(Market Maker)와 직접 P2P로 토큰을 교환할 수 있게 해주죠.”

Squid의 Swift 기술은 현재 85개 체인 간의 크로스체인 스왑을 지원하며, 사용자의 의도를 효율적으로 실행하는 프로세스를 구현합니다:

  1. 사용자 의도 선언: 소스 체인의 토큰을 대상 체인의 다른 토큰으로 교환하려는 의도 표명
  2. 견적 제공: 시장 조성자가 교환 비율 제시
  3. 자산 잠금: 사용자가 소스 체인에서 토큰 잠금
  4. 대상 체인 전송: 시장 조성자가 대상 체인에서 토큰 직접 제공
  5. 정산: 잠금 해제된 토큰이 시장 조성자에게 전송

이 방식의 주요 장점은 체인 간 최종성(finality) 대기 시간 없이 즉각적인 거래가 이루어지며, 여러 거래를 일괄 처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기존 크로스체인 견적 시스템에는 중앙화된 RFQ 시스템, 더치 옥션의 비효율성, 스마트 컨트랙트 내 변동성 문제, 만료 시간 제약 등 여러 한계가 존재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Squid는 Fairblock(Cosmos 체인)과 협력하여 ‘Silky Options’라는 암호화된 비공개 경매(Sealed Bid Auction) 방식을 개발했습니다:

  • 모든 시장 조성자의 견적이 암호화되어 제출됨
  • 경매 종료 후 동시에 복호화되어 최고 견적이 자동 선택됨
  • Threshold Identity-Based Encryption을 통한 보안 강화

이 방식은 공정한 가격 형성, MEV 방지, 만료 시간 문제 해결 등 여러 이점을 제공합니다.

이더리움의 미래에 대한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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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ic: Can Ethereum Win Again?

“이더리움은 다시 승리할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진행된 패널 토론은 블록체인 생태계의 핵심 쟁점을 다루었습니다. 1명의 사회자(Dragonfly 소속, 전 체인링크 PM)와 3명의 전문가 패널리스트가 참여했습니다:

  • Jacob (Stellar Labs COO)
  • Lane (Near Foundation 연구자, 전 이더리움 코어 개발자)
  • Christine (이더리움 개발자 회의 정기 보도자, 프로토콜/거버넌스 분석가)

패널들은 이더리움이 Solana에게 온체인 거래량과 수수료 측면에서 일시적으로 추월당한 상황과, Coinbase의 Base(L2)가 빠르게 성장하며 이더리움 메인넷과 유사한 활동량을 보이는 현상을 중점적으로 논의했습니다.

“이더리움”의 정의에 대한 근본적 논쟁

패널리스트들은 “이더리움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각기 다른 관점을 제시했습니다:

  • Jacob: “이더리움은 기술보다 브랜드와 생태계에 가깝고, 진정한 이더리움은 L1뿐입니다. L1의 자본력과 사용자 유입력을 활용한 ‘앵커 체인’ 역할에 집중해야 합니다.”
  • Lane: “‘작은 이더리움(L1)’과 ‘큰 이더리움(전체 생태계)’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더리움은 밈(meme), 종교, 미디어로 작동하는 플랫폼이며, 롤업 구조의 UX 문제는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합니다.”
  • Christine: “이더리움은 탈중앙화된 오픈소스 기술로, 이해관계자 구조 변화에 따라 거버넌스가 유동적입니다. L1 스케일링은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커뮤니티의 관심이 DA(데이터 가용성) 방향으로 집중되어 있어 우선순위 재조정이 필요합니다.”

이더리움의 전략적 과제

패널들은 이더리움이 직면한 여러 도전 과제를 분석했습니다:

  • 기술적 한계: L1 확장성 부족으로 고성능 체인에 비해 경쟁력 약화
  • 사용자 경험 저하: 높은 온보딩 비용, 브릿지 한계, 롤업 분산으로 인한 UX 파편화
  • 모듈형 로드맵의 한계: 롤업 중심 구조의 이상과 현실 간 괴리
  • 정체성 혼란: 다양한 내러티브 속에서 명확한 방향성 부재

Lane은 “이더리움 생태계가 기술적으로는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지만,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는 뒤처지고 있다”며 “다양한 롤업 간 이동과 복잡한 브릿지 사용이 사용자 만족도를 저하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패널들의 결론: 이더리움의 성공 조건

토론을 통해 이더리움의 성공을 위한 핵심 요소들이 제시되었습니다:

  • 명확한 정체성과 방향성 확립: 일관된 가치 제안과 메시지
  • L1 강화 전략: 롤업 의존성을 넘어선 기본 레이어의 성능 및 기능 개선
  • 사용자 경험 혁신: L2 생태계의 단순화와 원활한 상호작용 제공
  • 생태계 내 이해관계자 정렬: 다양한 참여자들의 인센티브 조정

Christine은 “이더리움은 여전히 가장 널리 채택된 프로토콜이자 최대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지만, 현재의 모호한 방향성은 장기적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마치며

BUIDL ASIA 2025를 통해 블록체인 생태계의 다양한 비전과 전략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개발자 경험(DX) 개선에 집중하는 팀, 비트코인의 본질적 가치를 강조하는 팀, 기업 적용을 위한 기술적 과제를 해결하는 팀 등 다양한 관점과 접근법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가스비를 사용자에게 투명하게 처리하여 블록체인 상호작용의 장벽을 낮추려는 비전은 Web3의 대중화를 위한 중요한 방향성을 보여줍니다.

이번 행사는 기술적 진보를 넘어 Web3가 실제 세계에서 어떻게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했습니다. AI와 영지식 증명이 블록체인과 융합되면서 열리는 새로운 가능성은 매우 고무적이었습니다.

내년 BUIDL ASIA에서는 오늘 논의된 혁신적 아이디어들이 어떻게 실현되고 발전했는지 확인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현장 이미지

세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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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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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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